'푸른 하늘 Jumping Heart'

 

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제 1화.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치카쨩"이라고 부르는 인물의 모놀로그. 그녀는 아키하바라에서 무언가와 만납니다.

 

그리고, 노래가 흐르기 시작하죠.

 

"본 적 없는 꿈의 궤도를 뒤쫓아서"

 

네, 오프닝 테마 '푸른 하늘 Jumping Heart'입니다.

 

작품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는 인상적인 프레이즈로 시작하는 노래와 영상은, 아이돌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 씬을 중심으로, 등장인물의 개성, 앞으로의 전개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관객으로 가득한 객석과, 커다란 스테이지에서 노래하는 등장인물들.

 

그러나, 그런 사실은 지금, '이야기 안'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Aqours는 아직 결성되지 않았고, 그녀들의 대부분은 스테이지에 선 적도 없고, 애초에, 그녀들은 서로 만나지도 않았잖아요.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은 이야기의 일부로서 서술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오프닝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라이브 씬에서는, 앞으로 그녀들이 어떤 활동을 할지를 읽어낼 수 있죠. 어두운 표정의 3학년을 넘어서, 빛 속의 실루엣으로 달려가는 치카의 시퀀스는, 그녀들의 관계나 앞으로의 전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작중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님에도, 말이죠.

 

이야기 안쪽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단순한 넌센스가 아니라 분명히 의미를 가진 무언가. 그건 '이야기 밖'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이야기 밖에 있기에, 이야기 안의 시간이나 사실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포함한 이야기의 전체상을 다른 형태로 표현할 수 있죠. 계층으로 따지자면, 이야기보다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이야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우리들이 그렇듯이. 물론, 우리들보다는 낮은 곳에 있습니다만.

 

즉, 이런 이야기입니다. 오프닝의 타카미 치카와 이야기의 타카미 치카는 같은 경험을 가지지 않는다. 오프닝의 사건은 이야기 안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존재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오프닝의 타카미 치카는 이야기의 타카미 치카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결론. 오프닝은 이야기 밖에 있는 것이며, 동시에 이야기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런 식의 관점을 가지고, 여러 삽입곡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정했어 Hand in Hand'

 

리코와의 재회를 기적이라고 말하는 치카. 그리고,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하는 2학년. 뮤지컬적인 표현이죠.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듯한 표정의 리코도, 조금 지나자 신나게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반짝이는 스쿨 아이돌 활동의 첫 걸음이 될 것만 같은 분위기입니다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죠. 15초 전까지 신나게 노래하던 리코는, 치카의 권유를 거절합니다.

 

"아니 그렇게 신나게 노래해놓고!?"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재밌는 결말입니다만, 정말로 노래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사실은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그녀들은 교실에서 나가지도 않았고요. 즉, '이야기 안'에 그런 사실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그건 오프닝이랑 같은 것인가? 아뇨, 그렇지도 않아요. 확실히 사건으로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지금, 분명히 이야기 안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부분을 짧은 텍스트로 바꿔보죠.

 

'리코와 재회한 치카는 기쁜 표정으로 기적이라고 외친다. 그리고, 함께 스쿨 아이돌을 하지 않겠냐고 리코에게 묻는다. 치카는 이미 스쿨 아이돌이 된 것 같은 심정이었으나, 리코는 치카의 권유를 거절했다.'

 

이런 느낌일까요. 맞아요, 그건 치카의 심정을 표현한 곡입니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다. 변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담긴 곡입니다만, 지금의 리코는 딱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죠. 그럼에도 셋이서 노래하고 춤추는 건, 그게 지금의 치카가 이미지하는 스쿨 아이돌이기에.

 

치카의 '이미 스쿨 아이돌이 된 것 같은 심정'을, 셋이서 노래하고 춤추고 싶다는 마음을, 노래와 댄스라는 형태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에요.

 

멤버도, 가사도, 장소도, 그리고 표현의 목적도, 지금 분명하게 이야기 안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건 이야기 안의 시간과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이야기 안에 있는 것에, 필터를 씌워서 표현하고 있는 거죠. 그야말로 뮤지컬의 작법.

 

그러니까 오프닝과는 다릅니다. 서사에 있어 치카의 심정을 표현하는 그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일부에 해당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죠.

 

 

'MIRAI TICKET'

 

지역 예선에 도전하는 Aqours. 준비한 곡 'MIRAI TICKET'은, 평범하죠. 이야기 안에서 실제로 노래하고 있으니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까 설명한 '정했어 Hand in Hand'는 음악을 표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작품의 방식입니다만, 'MIRAI TICKET'은 음악 그 자체를 이야기의 소재로 쓰고 있는 작품의 방식입니다.

 

어쨌든,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건 곡이 아니라, 그 직전의 연극입니다.

 

아티스트는 예술을 선보이는 사람입니다. 소비자는 창작의 결과만을 받게 되죠. 그 과정은 알 수 없을... 터입니다만, 이야기라는 건 매력적인 것이니까요. 소비자는 아티스트 본인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합니다. 그러다 가끔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일으키기도 하고요.

 

그것을 이용해서, 오히려 아티스트 측이 자신의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아이돌은 그런 경향이 크고, 특히 '러브라이브!' 시리즈 같은 가공의 아이돌을 다루는 작품은 그 이야기야말로 메인일 정도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라이브 씬은 몇 화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잖아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하면. 이야기 안의 Aqours는, 연극이라는 형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그건 단순한 극중극이 아니에요.

 

이야기 '위'에 있는 우리들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관측할 수 있지만, 이야기 안에 있는 팬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녀들은 아이돌과 같은 계층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처럼 위에서 그 전경을 보는 건 불가능해요.

 

스쿨 아이돌에 대한 지식이 많은 쿠로사와 자매나 카즈노 자매조차도, μ’s나 A-RISE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공개된 퍼포먼스와 실적뿐. 거기에 어떤 이야기나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착각마저 하고 있을 정도예요. 결과만을 받았으니까.

 

그러나 Aqours는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어, 스스로 연기합니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 있어요. 그걸 보고 있는 작중의 관객들은 일시적으로 우리들과 같은 입장이 된 겁니다. 우리들이 이야기를 보고 Aqours의 팬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들은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결실인 'MIRAI TICKET'을 보고, 회장을 파란색으로 물들이죠.

 

반대로 그건, 우리들이 이야기 안의 존재가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작품과 현실의 싱크로라는 형태로. 이야기의 타카미 치카와 연극 속의 타카미 치카가 그렇듯이, 같은 경험을 하고 있으니까, 같은 것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는 거죠.

 

가장 '아래'의 존재였던 타카미 치카는, 더욱 아래에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함께 반짝이자'고 외칩니다. 작중의 관객들에게, 현실의 관객들에게. 그저 관측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경계를 넘어서 '위'를 향해 말을 거는 존재가 되는 순간입니다.

 

 

'MIRACLE WAVE'

 

치카는 '러브라이브!'에서 이기기 위해, 일찍이 3학년들이 만들었던 안무를 완성시키고자 합니다. 실패. 또 실패.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가 있어준 덕분이라고 말하는 치카입니다만, 그녀는 거기에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지 않았던 거죠.

 

요우와 리코의 말을 듣고 그 사실을 깨달은 치카는, 자신을 믿기로 합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그녀는,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달려나가는 그녀가 점프하는 그 순간, 장소는 스테이지로 바뀌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Aqours의 멤버들이 차례대로 등장하며,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나미 안쥬.

 

네, 타카미 치카가 아니라, 이나미 안쥬씨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영상이 현실의 라이브로 이어진다. 3rd 라이브는 그런 구성이었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MIRAI TICKET'에서는 타카미 치카를 연기하는 타카미 치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만, '아래'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있는 것은 캐스트의 라이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은 이나미씨와 같은 계층에 있기 때문에, 이나미씨의 '이야기'를 관측할 수 없습니다. 백덤블링을 완성시키는 과정은 어떤 것이었는지. 상상은 할 수 있고, 본인이 어느 정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전경을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건 말하자면 공백 같은 상태에요.

 

3rd 라이브에서는, 그 공백에 '타카미 치카의 이야기'를 주입했습니다. 애니메이션 다이제스트 영상이라는 형태로. 그 이야기가 완성 직전에 도달한 순간, 타카미 치카와 교대하듯 등장한 것이 이나미 안쥬씨였죠.

 

치카와 이나미씨는 다른 사람입니다. 전혀 다른 경험을 해왔죠. 그러나, 무대에 서있는 순간만큼은, 두 사람 다 같은 '이야기'를 상징하는 존재가 됩니다. 관객이 보는 건 단순히 '애니메이션과 같은 내용의 라이브'가 아닙니다. 현실과 이야기가 겹쳐진 순간, 관객이 만나는 것은 압도적인 질량을 가진 진짜 체험입니다.

 

"픽션이니까 어차피 성공하겠지" 같은 소리는 할 수 없어요. 작중의 등장인물들이 그랬듯이, 관객들은 이나미씨를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믿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같은 계층에 있기에 가능한 체험. 싱크로 라이브란 그런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캐스트가 'MIRAI TICKET' 직전의 연극을 연기하는 것은 꽤 복잡한 이야기가 되니까 흥미롭죠.

 

 

앵콜 '푸른 하늘 Jumping Heart'

 

오프닝은 이야기 밖에 존재한다. 그렇게 설명했던 곡이 앵콜 곡으로서 이야기 안에 등장했습니다. 이야기에 끌려들어갔다고도 할 수 있겠죠. 밖에서 안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 움직임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입니다.

 

이 곡에 대해서 '이야기 밖에 있기에, 이야기 안의 시간이나 사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야기 안에 있기에, 이야기의 영향을 받죠. 그러니까 지금의 이야기로서 서술되고, 지금의 이야기가 곡을 덮어씌웁니다. 전작의 '우리들은 지금 속에서'의 오마쥬로 보입니다만, 꽤 재밌는 방식이죠.

 

 

'WONDERFUL STORIES' '우리들이 달려온 길은...'

 

이야기 밖에 있으면서, 이야기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 그건 극장판의 오프닝인 '우리들이 달려온 길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 그 자체이기에, 그 시점에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치카가 노래하기 직전, 마리는 이렇게 말하죠.

 

"우리들 3학년과, Aqours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 '이야기'란 거기서 이어지는 오프닝이고 하고, 극장판 그 자체이기도 하겠죠. 지금까지 해온 얘기에 따르면 둘은 같은 거니까 구분할 필요 자체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이 곡은 명백하게 이야기 바깥쪽에 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누마즈 여기저기서 라이브를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뜻일 뿐이죠. 가사에서도 아직 찾지 못했을 터인 '정답'을 노래하고 있고요.

 

그나저나, 이건 3학년의 대사를 기점으로 이야기 안에서 밖으로 이동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극장판 도입부로 이어지는 'WONDERFUL STORIES' 시점에서, 그녀들은 이미 이야기 밖에 있으니까요.

 

기2 13화, 치카는 특정 시점에서 이야기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어째선지 모두가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다. 떠났을 터인 3학년마저도. 만든 적 없을 터인 곡을 노래하고, 장소와 의상이 계속 바뀐다. 거기에는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터인 과거가 담겨져 있습니다.

 

"치카가 스스로 정답을 이야기하는 구성으로 했습니다만, 그 때 일어난 것은 어쩌면..."

 

사카이 감독은 그게 단순한 회상이나 심상풍경이 아니라, 치카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들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두의 마음의 움직임이 치카에 요약되어 있는 거라고.

 

지금까지 그녀들이 보아온 이야기를 체감할 수 있는 곡. 이야기 안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이야기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는 곡. 오프닝에 대한 설명과 일치합니다만, 이 경우엔 막을 내리기 위한 엔딩이겠죠. 거기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녀들의 지금까지와 지금부터. 엔딩과 오프닝. 그런 거죠.

 

이야기 안에서 밖으로 빠져나간 타카미 치카가 돌아오는 묘사는 없습니다. 교문은 이야기 안의 치카가 올 때까지 계속 열려 있죠. 들어간 사람은 있지만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이야기 안의 치카는 이야기의 경게선인 교문을 넘지 않고 닫습니다. 이런 묘사들도 의미심장하네요.

 

 

'Next SPARKLING!!'

 

각자의 미래로 떠나는 3학년. 신생 Aqours의 스타트가 될 라이브.

 

그건 설명할 것도 없이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 그리고 치카는 앞을 바라봅니다. 몇 분 전까지 3학년이 서있었던 장소에는,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 치카는 거기에 손을 뻗어, 3학년이 있었던 장소를 붙잡듯이 주먹을 쥐고, 자기 가슴에 손을 올려놓습니다. 1절이 끝나죠.

 

그리고, 2절이 시작됩니다. 아무리 봐도 현실은 아닌 스테이지에서, 떠났을 터인 3학년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모순된 건 아니에요. 이야기 밖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라이브 씬이 중간부터 엔딩으로 바뀌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이야기 밖에 있는 그녀들은 지금까지와, 지금부터와, 이야기와, 마음을 노래에 담습니다. 이야기 그 자체.

 

이야기 안과 밖이 겹쳐져 있는 'Next SPARKLING!!'은, 이야기의 막을 내리는 엔딩에 걸맞는 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밖'을 내포한 반짝임은, 시작의 장소인 바다로 돌아갑니다. 이야기 안의 그녀들이 어디로 가게 되더라도, 계속 변하지 않는 원점으로서.

 

 

후기

 

이야기는, 그저 작중에서 일어난 사건을 나열했을 뿐인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 표현이나 서술 자체에도 의미가 있죠. 음악이라는 특수한 표현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음악에는 여러가지 작법이 있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작품의 이해로도 이어질 거예요. 사건만을 바라보다 미아가 되지 않도록, 가끔은 이런 걸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Posted by 플로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