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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선샤인!!/이벤트

Next SPARKLING!! - 새로운 반짝임으로

젠카이노 러브라이브! 선샤인!!

Aqours 4th 라이브는 충격적이었죠.

이야기의 재현에 충실했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라이브. 그건 동기화했을 터인 픽션과 현실을 갈라놓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다씨도 그것을 '싱크로를 무너뜨렸다'고 표현했었고요. 지금까지의 '러브라이브! 선샤인!!'에서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내용. 하지만, 무척이나 멋진 라이브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건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Aqours는 한계 지점에 서있었거든요. 픽션에서는, 함께 달려온 3학년이 졸업한다고 하는 한계가. 현실에서는, 기반으로 삼고 있었던 서사가 끝난다고 하는 한계가. 변하지 않고 그 지점을 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건 μ's가 이미 증명했어요. 

그런 와중에, 캐스트들은, 변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선택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그들은, 픽션의 Aqours에게 의존하지 않더라도, 확실히 'Aqours로서' 반짝일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싱크로를 일부러 무너뜨린다고 하는 수단으로요. 

이거라면, 픽션이 끝난 후에도 반짝일 수 있지 않을까. 어둡게만 느껴졌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게 해준 라이브였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변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3학년이 졸업하더라도, 확실히 'Aqours로서' 반짝일 수 있음을 증명한 거예요. 그건 어떤 면에서는, 현실과의 싱크로를 무너뜨리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잖아요, 극장판의 결론은 재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3학년의 졸업은 필연성을 가지고 있죠. 학생인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고민하고, 마주할 수밖에 없었죠. 졸업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으니까.

하지만 3학년의 캐스트들은 학생이 아니기에, 졸업도 하지 않습니다. 모양만 흉내내서 그룹에서 탈퇴해봤자, 필연성이라고 하는 본질은 재현할 수 있을 리가 없고요. 치카도, 그 필연성이 없었다면 9명이서 계속한다는 선택지를 골랐겠죠. 그러니까 모양만 흉내내봤자 한심한 촌극이 될 뿐입니다. 애초에, 누가 그런 선택을 바라겠어요?

한계 지점에 선 픽션과 현실은, 서로에게서 멀어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나아가기 위해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완전히는 갈라지지 않았죠. 픽션과 현실이 겹쳐지는 순간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그리고, 드디어 그 순간이 왔습니다. 

맞아요. Aqours 5th LoveLive! ~ Next SPARKLING!! ~의 막이 오른 겁니다.


Aqours 5th LoveLive! ~ Next SPARKLING!! ~ 

애니메이션의 서사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는, 이걸로 4번째입니다. 1st 라이브. 3rd 라이브. 아시아 투어. 그리고 이번 5th 라이브. 이쯤 되면 아무래도, 어떤 형태의 라이브가 될지는 불보듯 뻔할…… 터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니 위화감이 느껴졌죠. 

서사가 제시되지 않은 채, 삽입곡 '도주 미주 뫼비우스 루프'가 시작됩니다. 뭐 사실 초반엔 매번 그랬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하니 평소처럼 다이제스트 영상이 나오고, 평소처럼 삽입곡 'Hop? Stop? Nonstop!'으로 이어졌습니다. 

평소랑 똑같나? 아뇨, 역시 이상했어요. 아무 맥락도 없이 'Believe again'이 나오고, 그대로 'Brightest Melody'로 이어졌습니다. 그러고는 라이브 본편이 끝나버렸죠. 

필름 콘서트 형식이었던 아시아 투어는 말할 것도 없고, 1st나 3rd에서도,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대부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어요. 다이제스트 영상으로서 나온 것은 이야기의 프롤로그와 엔딩에 해당하는 부분 정도였습니다. 

3학년을 상실한 Aqours의 고민. 와타나베 츠키나 10번째 멤버들의 존재. Aqours의 행방과 결론. 그런 중요한 부분이 전부 생략되어 있는 거예요. 이전과는 명백하게 방식이 다릅니다. 곡으로 이어지는 경위가 제시된 것은 결국 'Hop? Stop? Nonstop!' 뿐이었죠. 

시간 문제였을까요? 아뇨, 전체 시간은 TVA 쪽이 압도적으로 길잖아요. 예를 들면 'SELF CONTROL!!' 전에 인터벌을 만들어서 영상을 틀어도 됩니다. 아니면 아예 4th처럼 막간 드라마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을 거고요.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어째서일까요. 

처음과 마지막만이 제시된 이야기. 그 내용물은, 그 의미는, 공백 상태입니다. 무슨 이유, 구체적인 목적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보죠. 그들은 프로잖아요. 이제 와서 아무 이유도 없이 이렇게 할 리가 없습니다. 그럼 '일부러 만든' 그 공백에는 무엇을 채워넣었나요? 해당하는 것은, 캐스트들의 MC밖에 없습니다. 

캐스트들은 말했습니다. 이 9명이야말로 Aqours라고. 아시아 투어에서 거의 부재 상태였던 코미야씨를 의식한 부분도 물론 있겠지만, 아마, 코미야씨에게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경우에도 이번 MC는 거의 같은 뉘앙스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수 개월 전에 나왔던 극장판 관련 서적에서도, 캐스트가 '이 9명이야말로 Aqours'라고 강하게 언급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건 말하자면, 극장판의 내용을 의식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은 말했습니다. Aqours의 인원수는 정해진 게 아니라고. 그들의 Aqours는 6명이어도 되고, 딱히 신 멤버가 들어와도 괜찮아요. 생각해보면 늘 그랬죠. 친구를 위해서라면 8명으로도 스테이지에 서고, 함께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들을 거절하지도 않아요. 작중에서 요우와 리코가 말했듯이, 치카가 그리는 반짝임이란 그런 거니까요. 

Aqours는 이 9명이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9명이서 나아갈 것을 전하는 캐스트들. 인원수는 정해진 게 아니라고 말하며, 앞으로는 6명으로 나아갈 것을 결심한 캐릭터들. 겹쳐져 있었을 터인 픽션과 현실이 정면충돌하고 마는 순간입니다만, 캐릭터들의 결론은 '공백'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충돌도 하지 않아요. 

아까도 말했죠. 극장판의 결론을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싱크로할 수 없다면, 싱크로시키지 않는다. 이건 그런 의도가 아닐까요. 

생각해봐요,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예전처럼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이야기의 전체상을 다이제스트 영상으로 넣고. 극장판과 완전히 같은 전개, 같은 연출을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생 Aqours의 곡으로서 'Next SPARKLING!!'을 노래하는 것으로 애니메이션의 서사는 끝. 

하지만, 신생 Aqours는 그 후로도 계속됩니다. 계속되기 위한 이야기였는데, 현실에서는 계속되지 않는다. 그래서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6명의 Aqours를 재현했는데, 다음부턴 다시 9명으로 활동한다? 웃기는 이야기잖아요. 그렇다고 아예 끝내버리는 것도 재현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그렇기에, 싱크로시키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나옵니다. 

5th 라이브는, 픽션의 Aqours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Aqours의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하여 극장판의 서사를 '형태'만 빌려왔다. 그렇기에 공유하고 있는 것은 처음과 마지막뿐이며, 그 내용과 의미는 전혀 다른 것이 된 겁니다. 4th 라이브의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가 그랬듯이요. 

3rd 라이브에서는 틀림없이 타카미 치카와 겹쳐져 있는 이나미 안쥬씨를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요? 회장 가득한 무지개 속에서, 새로운 반짝임을 향해 손을 뻗는 건 '누구'로 보였나요? 우리들이 목격한 건 '누구'의 이야기였나요? 이미 알고 계시지 않은가요? 

3학년은 졸업했는데 앞으로 어쩔 거야? 기반으로 삼고 있었던 서사는 끝났는데 앞으로 어쩔 거야? 전혀 다른 질문에 대해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팀의 Aqours. 하지만 그 결론은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qours의 근간에 있는 마음, 그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그거밖에 없는 거잖아" 

분명, 그런 게 아닐까요. 그들은 서로 멀어지게 될지라도 나아가야만 하고, 그럼에도 결코, 제로가 되지는 않는 거예요.

 

새로운 반짝임으로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현실의 Aqours는, 자신들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기반이 되는 서사는 없어요. 픽션을, 싱크로를 잃어버린 Aqours는, 정말로 Aqours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작년부터 계속 그런 생각을 해왔습니다. 

물론,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6th 라이브는, 일단 발매 예정인 신곡들을 대충 모아놓고, 그 외엔 대충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곡들을 채워넣으면 될 거예요. 그러면 다들 '즐거웠어'라고 해주겠죠. 

하지만 그게 정말 MC에서 말했던 'Aqours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들이 노래했던 '새로운 반짝임'이란 게 고작 그런 건가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야 대단할 거 하나 없는 흔해빠진 성우 컨텐츠잖아요. 

애초에, Aqours의 매력이란 뭐였을까요. Aqours다움이란 뭔가요? 우리들은 어째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됐나요? 1st 라이브가 마음에 와닿은 것은 어째서였나요? 캐스트들을 단순한 카피가 아니라, 틀림없는 '현실의 Aqours'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제 시작은, '러브라이브!'가 좋다고 하는 마음뿐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떠올린 건, 이나미씨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생각한 것은, 1st 라이브의 추억. 저는 당시에, 이런 감상을 썼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이야기입니다. 라이브의 본 목적은 캐릭터=캐스트를 성립시키는 거였잖아요. 하지만 그런 목적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잘 만들어진 가면은 벗겨져버리고, 거기서 모습을 드러낸 건 캐스트들의 본 모습. 하지만 그건 무척이나 매력적인 것이었어요. 완벽한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들과 같은 것을 추구하는 드리머로서의 모습이야말로 오타쿠들을 사로잡은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그 너머에 있는 '진짜' 모습이야말로요. 

'러브라이브!'를 사랑하는 러브라이버들의 이야기. 누군가의 팔로워로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 나도 빛나고 싶다는 하나의 마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9명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저는 그것이야말로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Aqours의 마지막 피스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픽션이나, 싱크로나,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물론 그것들은 중요한 매력이기는 하지만, 좀 더 소중한, 근본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같은 μ's의 팬으로서 느끼는 동질감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커다란 반짝임에 매료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존재로서의 캐릭터들과, 캐스트들. 우리들이 사랑하는 것은, 그런 반짝임이 아니었던가요. 

그것이야말로, Aqours를 Aqours답게 만들어주는 것. 캐스트들이 그 본질을 잊지 않는 한,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현실의 Aqours'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qours의 연기자가 아니라, 실존하는 또 하나의 Aqours로서. 

그런 Aqours이기에 할 수 있는 것. 그저 기존의 서사를 재현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그들이기에 만들 수 있는 이야기. 새로운 반짝임. 그건 뭘까요. 저는 모릅니다. 모르지만, 분명 있을 거라고, 보여줄 거라고 믿고 싶어요. 

그야말로 미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꿈. 새로운 노래. 

'굉장한 무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