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작품의 속편이란 어려운 것이다.

전작이라는 기반이 있으니 날로 먹을 수 있겠지 싶겠지만, 사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전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속편으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질 필요가 있으니. 물론 향상된 퀄리티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속편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평가는, 첫 작품보다 날카롭다.

'러브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아이돌 동호회' 또한 그런 문제에 직면한 작품이었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터. 이 컨텐츠는 '온갖 요소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정석적이고 직관적인 수단을 이용했다. 장기 시리즈이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속편으로서의 속박이 강하기 마련인 두 번째 작품과는 달리, 세 번째 작품이나 그 이후의 작품쯤 되면 시리즈의 '축'이 확립되어 있기에, 연속성을 유지한 채로 비교적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런 노선은 말 그대로 '정석'이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건 딱히 새롭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정석적이고 무난한 스타트. 하지만 그 후엔 속편이 어쩌고 하기 이전에 컨텐츠로서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번에 다뤘으니 생략하고,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건 대망의 애니메이션이다.

딱히 애니화 예정이 없었다느니 하는 사실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처음부터 애니화를 전제로 만들어진 작품 같은 건 그렇게 많지도 않고, 같은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첫 작품 또한 애니화 예정은 없었던 작품이지 않나. 원작이 불티나게 팔려서 대망의 애니화! 같은 상황이라면 모를까, 이 컨텐츠의 애니화는 스쿠스타 서비스 개시보다도 빨리 정해진 것이고, 그 당시의 상황은 '불티나게 팔려서'랑은 너무나도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냥 소비자에 불과한 우리들이 그 내막을 알 방법은 없는 이상, 거기에 대해서 논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으리라.

그러니 주목하고 싶은 건 그 부분이 아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게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사실이다. 속편을 논하는 이상, 전작을 언급하지 않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이 시리즈의 막을 올린 μ's의 이야기는 '특별한 반짝임'에 대한 것이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도 괜찮다. 스쿨아이돌이 된다면 누구든 반짝일 수 있다고. 반대로 말하자면, 반짝이기 위해선 스쿨아이돌이 될 필요가 있다. 허들은 낮지만, 무언가로 변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μ's가 추구한 반짝임의 집대성인 'SUNNY DAY SONG'은 전국의 스쿨아이돌이 지지한 것이며, 모든 공정이 스쿨아이돌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 목적 또한 모든 스쿨아이돌을 위한 것이었다. 스쿨아이돌을 동경하는 유키호나 아리사, μ's를 무대 뒤에서 서포트해왔던 히데코, 후미코, 미카마저도 스쿨아이돌로서 참가하는 묘사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평범한 인간이 신화적인 특별성을 손에 넣는 이야기.

하지만 그 속편인 Aqours의 이야기는, 특별성과는 상반된 개념인 보편성을 결론으로서 제시하고 있다. Aqours가 그리는 반짝임의 집대성인 'Next SPARKLING!!'은, 전작의 그것과는 정반대다. 결승 연장전의 가치에 공감하는 것은 스쿨아이돌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이며, 역 앞 라이브의 공정은 그 일반 학생들의 전면적인 협력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라이브의 목적마저도 스쿨아이돌이 아닌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것이지 않은가.

자신들의 목격한 반짝임을 논하는 와타나베 츠키와 학생들이, 스쿨아이돌이 되려고는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스쿨아이돌이 되지 않아도 반짝일 수 있으니까. 스테이지에 서지 않는 사람들 또한 '10번째 멤버'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대표자인 Aqours와 함께 반짝임을 만들어낸다. 평범한 인간이 힘을 합쳐 '우리들'이라는 보편성을 빛나게 만드는 이야기.

전작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연속성을 확보하면서도, 대비나 차별화에 의한 오리지널리티를 통해 한 걸음 나아간다는 시리즈 작품의 진수 보여줬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시리즈의 최신작인 '러브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아이돌 동호회'는, 더욱 더 가깝고 좁은 범위의 개념인 '개인'을 이야기의 테마로서 다루고 있다.

지금은 '개인'이 중시되는 시대다. 다양성이라는 개념이 사회의 기본이 되고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기 시작한 한편, 다 함께 힘을 합쳐 무언가를 이룬다는 건 이제 그냥 꿈만 같은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자신만의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세상, 자기 혼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세상. 개성, 단절, 다양성, 배타주의.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실감하고 있는 이야기일 터.

그런 시대를 무대로 삼아 그려지는 것은 커다란 역경, 커다란 목표 같은 게 아니다. 등장인물들에게는 쟁취해야 할 정점도 성취해야 할 사명도 없으며, 이번 작품에서 스쿨아이돌은 단순한 부활동, 일상의 일부에 불과하다. 해보고 싶은 취미, 충돌하는 개성, 일상을 장식하는 즐거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이 무대에서 그려지는 것은 무척이나 심플하고 사소한 이야기, 지금을 살아가는 '개인'이라면 누구나 체험했을 법한 이야기들뿐이다.

그 이야기는 개인을 긍정한다. 다 함께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제각각이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너 자신 그대로도 괜찮다고. 물론 요즘 세상에 그런 이야기는 정말 당연한 거고, 그것만 가지고 새삼스레 할 만한 이야기도 없다. 무슨 역사 수업을 하자는 게 아니니까, '이 시대의 당연함'을 늘어놓기만 해서는 아무 가치도 없으리라. 그런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건,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신'의 화신인 타카사키 유우다. 이 사실만 가지고도 꽤 아름답지 않은가. 모든 스쿨아이돌을 축복한 첫 번째 작품, 그 뒤를 따르는 건 스쿨아이돌을 동경했던 타카미 치카. 스쿨아이돌이 아닌 사람들과 힘을 합쳤던 두 번째 작품, 그 뒤를 따르는 건 스쿨아이돌을 응원하는 타카사키 유우.

스쿨아이돌의 반짝임을 지켜봤던 사람들이, 그 반짝임을 동경하는 스쿨아이돌을 지탱하는 '10번째 멤버'로서 이야기의 일부가 되고, 끝내는 자기 스스로가 이야기의 주역이 된 셈이다. 그것이 바로 10년간 착실히 발걸음을 내딛어온 이 시리즈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으리라.

타카사키 유우는 평범하다. 물론 역대 주인공들도 작중에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취급이긴 한데, 우리들 '당신'의 화신인 타카사키 유우는 평범함의 격이 다르다.

유우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없었다. 무척이나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막연하게 '꿈을 가진 사람은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지만, 그 또한 절실한 갈증 같은 건 아니다. 스쿨아이돌의 반짝임을 마주하고도, 자기도 스쿨아이돌이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보통은 그런 법이지. 자신이 추구하는 반짝임을 외치며,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흘러가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은 타카사키 유우를 통해 그 수많은 '개인'을 긍정한다. 전작까지의 주인공과는 달리 유우는 자신의 평범함을 부정적으로 여기지 않고, 꿈의 부재를 어떤 결핍으로서 다루지도 않는다. 딱히 특별한 꿈을 추구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은가. 공부가 잘 된다. 의욕이 생긴다. 자신감을 얻는다. 일상이 즐거워진다. 그런 식으로 사소한 나날을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기만 해도, 타카사키 유우가 말하듯이 '오히려 플러스'인 셈이다.

타카사키 유우가 성취하고 싶은 '반짝임'을 논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두근거림'만을 말하는 것은, 서브컬처를 사랑하면서도 결국엔 소비자로서 살아가는 우리들과 마찬가지다.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아이돌이 될 필요는 없다. 반짝임을 향해 달려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떤 두근거림을 느끼기만 해도 충분한 거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전작 '러브라이브! 선샤인!!'에도 그런 개념은 등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조연으로서의 역할이었다. 포커스를 그 조연들에게 맞춘 것이 이번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평범함'이라는 건 말 그대로 보편적인 개념이기에, 주인공 외에도 잔뜩 등장한다. 정보처리학과에 다니면서도 전공과는 상관없는 구운 과자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마찬가지로 아무 상관없는 스쿨아이돌을 응원하며 지내는 쿄우코 일행 등, 수많은 사람들이 흔해빠진 '평범함'으로서 이야기를 빛내고 있다. 단순한 동호회, 단순한 부활동, 단순한 취미, 흔해빠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그런 '평범함'의 시선으로 엮어나가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를 응원하고 지탱하고 도와주는 존재'와 '누군가에게 응원받고 지탱받고 도움받은 존재'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그것이 아이돌의 팬을 꿈의 수단이나 부산물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삼는 이 작품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직접 꿈을 추구하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이루고 싶은 꿈'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가 메인 테마로서 기능하는 셈이다.

개인을 긍정하는 시대라고는 해도, 세상은 혼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건 애초에 긍정해주는 타인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아이돌과 팬 또한 마찬가지. 우선 봐주는 사람, 보여주는 사람이 없으면 이야기는 시작되지 않는다. 자타의 경계가 뚜렷하기에, 사람과의 관계에도 무게가 생긴다고 할 수도 있겠지. 자신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잘 안 풀릴지도 모른다. 거절당할지도 모른다. 타인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가치로 단결하는 '집단의 일부'가 아니니까.

그런 불안함을 지워버리는 건, 사람의 선의다.

전작에서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상을 다루고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꿈에 닿지 못하는 현실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며, 시대의 구조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에 그런 것이다. 그건 우리들의 현실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선의로 가득한 이 작품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부조리함이 이유없이 거기에 존재하듯이, 사람의 선의 또한 이유없이 거기에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선의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그건 말하자면 기브 앤 테이크다. 집단의 단결은 목표의 달성이라는 보수를 얻을 수 있지만, 개인의 선의는 불확실한 선의가 돌아올 뿐. 아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다들 '돌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상대에게 선의를 건네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엔 선의가 돌아오기 마련 아닌가. 가족, 애인, 친구, 아이돌과 팬, 온갖 관계들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져 그런 식으로 유지된다.

혼자서 살아가는 건 힘든 일이고, 세상은 혼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타인이 존재하고, 타인과 이어져 있기에 개인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도와주는 선의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동호회의 스쿨아이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들은 독립적인 개인이지만, 결코 고립된 개인은 아니라고. 나에게는 당신이 있다. 당신에게는 내가 있다. 우리들은 이어져 있다.

평범한 개인과 사람들의 관계. 긍정과 선의. 그런 것들을 묘사해온 이야기의 마지막에, 모두의 꿈이 이루어진 장소에서, 스쿨아이돌들이 노래하는 곡은. 지금까지의 기적을 찬양하는 것도, 앞으로의 미래를 약속하는 것도 아닌. 그저 새롭게 태어난 누군가의 꿈을 축복할 뿐이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도 괜찮고, 꿈의 부재는 결코 결핍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혹시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면,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번엔 우리들이 응원해주고 싶어. 그건 분명히 이루어질 거야. 우리들은 당신이 응원해줬기에 여기에 있는 거니까. 선의의 기브 앤 테이크, 그 가치의 증명. 그것이야말로 이야기의 집대성인 '꿈이 여기서 시작될 거야'에 의해 제시된 결론이다.

청춘을 빛내는 모든 스쿨아이돌, 즉, '모두'의 이야기. 모진 현실 속에서 발버둥치는 스쿨아이돌과 그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 즉, '우리들'의 이야기. 흔한 일상에서 이어지고 서로 돕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 작품의 스케일은 점점 작아지고 있지만, 반대로 작품이 내포하는 대상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특별한 반짝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평범한 모든 '당신'을 긍정하는 결말에 도착한 것이다.

점점 변해가며 한 걸음씩 걸어온 이야기. 꿈을 뒤쫓아 스스로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도 좋고, 응원하는 입장으로서 함께 꿈을 이루는 것도 좋고, 아니면 전혀 다른 장소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괜찮다. '시작해서 다행이야'라는 우에하라 아유무의 한 마디가, 피아노에 손을 뻗는 타카사키 유우의 미소가, 결국 '이루어져라! 모두의 꿈──'이라는 원점으로의 회귀이며, 하나의 도착점인 것이다.

물론 그 모든 건 결과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필연 같은 게 아니다. 작품 외적으로 생각해보면, 단순히 속편으로서 '정석'대로 새로운 시도를 했을 뿐이다. 주인공이 아이돌의 팬인 것도, 독립적인 개인들의 이야기인 것도, 어드벤처 소셜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성이나 올스타즈 작품이라는 제약 등에서 발생한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고, 딱히 거창한 시대 정신을 반영하려고 시작한 건 아닐 터이다. 흔히 말하는 '거기까진 생각 안 했을 걸'이라는 거다. 제작진도 매번 다르니까, 처음부터 이런 방향성을 생각하고 있진 않았겠지.

그러나, 그런 요소들을 바탕으로 훌륭한 작품을 쌓아올리는 것이 크리에이터가 하는 일이며, 크리에이터의 진가이기도 하다. 뜬금없는 아이디어나 현실적인 필요성에서 태어난 무언가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창작 아니겠나.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작품들 또한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이 시리즈의 팬으로서, 대망의 애니메이션을 우수한 퀄리티로 쌓아올린 제작진에게 끝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속편으로서의 새로운 시도는 많았으나, 작품으로서 새롭지는 않았던 애니메이션. 너무나도 흔해빠진, 화려한 기교 같은 건 거의 없는, 말하자면 그저 평범하기만 한 스토리. 그러나 '니지가사키'라는 속편이기에 가능한 평범함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이루어내는 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원점을 정직하게 실현해낸 작품. 사랑스러운 속편, 반짝이는 시리즈였다.

Posted by 사용자 플로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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