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카이노 러브라이브!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건, 꽤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 Aqours가 TVA 1기와 1st 라이브를 통해 확고한 지지를 얻은 후로는, 몇 번씩이고 귀에 들어오던 이야기.

"μ's와 Aqours의 합동 라이브를 보고 싶다."

흔한 타입의 소망이죠.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같은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라는 건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런 소망은 가끔씩, 다른 형태로 변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μ's와 Aqours의 합동 라이브가 개최될 거다."

더는 소망이 아니게 된 무언가. 주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그 또한, 흔한 타입의 변질입니다.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정말 자주 보고는 해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진심인지는 천차만별입니다. 농담삼아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일말의 의심조차 품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얼마나 진심이건 간에, 주장으로 변한 이상 거기에는 근거가 필요하고, 실제로 그들 또한 무언가 근거라고 할 만한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감정은 그냥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주장은 논리 구조를 가지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 주장은 따지고 보면 단순한 소망이 변질된 것입니다. 사실을 근거로 삼아 도출된 올바른 논리와는 다르게, 변질된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갖다붙인 근거는 너무나도 빈약한 것이죠.

까놓고 말하자면 "내가 보고 싶으니까 해야 한다" 이외에는 제대로 된 알맹이가 없어요. 없지만, 그래선 말이 안 되니까, 있는 척을 하고 있을 뿐.

네 뭐, 압니다. 물론 수요라는 것은 중요합니다. 중요하지만, 그런 심플한 문제는 아닙니다. 수요가 있는 굿즈를 낸다, 뭐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예요. 지금까지 만들어온 컨텐츠의 핵심가치는, 오타쿠의 소망만으로 움직여선 안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매번 '그게 말이 되냐' 싶었습니다. 저는 좀 시시한 오타쿠니까요. 그냥 솔직하게 '보고 싶다'는 감정만을 내놓으면 되는데, 거기에 객관성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기어이 "그런데도 안 하는 공식은 개새끼" 같은 소리까지 입에 담고 하는 것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물론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면 상관 없죠.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해야 할 이유 같은 건 어디에도 없는데, 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μ's의 이야기는 제대로 결말을 완성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컨텐츠도 있고, 변하지 않는 무언가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건 전부 '결말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라이브는 아니에요. μ's는 파이널 라이브를 맞이했습니다. 자신들의 최고지점을 영원히 남기는 것을 선택했죠. 그보다 낮은 지점에서 갱신되는 일이 없도록. 그럼에도 그 결말 이후의 라이브라니, 그렇게나 소중히 여기던 반짝임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도, 같은 퀄리티로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μ's가 기반으로 삼을 서사는 이제 없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이전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죠. 어디에도 러브라이브!다운 요소가 없습니다. Aqours가 추구하던 자신들만의 반짝임 또한, 결코 μ's와 서로 얽히며 만들어나갈 가치가 아닙니다. 등등. 길어지니까 생략합니다만, 아마 이걸 읽고 계신 당신이라면 이해할 수 있으시겠죠.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합니다. 러브라이브!는 조금씩,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몇 개쯤 배제하고, '해도 되는 이유'를 몇 개쯤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때를 맞이하여 '러브라이브! 페스'의 개최가 발표되었습니다. 거기에는 '그게 말이 되냐'라는 소리를 쉽게 입에 담을 수 없게 만드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몇 개쯤 남아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할 건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채였죠.

그렇게 기대와 걱정 속에서 개최된 '러브라이브! 페스'는......

 

이야기가 모이는 무대

뮤지션이 모이는 페스라고 하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음악제를 말하는 겁니다. 여러 아티스트가 모여서, 팬에게도 팬이 아닌 사람에게도 자신들의 '지금'을 제시하는 꿈의 무대. 그건 번외라는 단어로도 설명할 수 있겠죠. 이야기의 흐름 밖에 있다는 점에서도, 문자 그대로 넘버링 라이브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러브라이브!에 있어 그런 꿈의 무대라고 하면, 하나 더 있죠. 네, 스쿠스타입니다. 현실의 페스와 픽션의 스쿠스타. 그렇게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죠. 어떤 컨텐츠에서도 그런 '올스타즈'는 가슴 설레는 것이긴 합니다만......

역시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 '번외'를 컨텐츠의 메인에 두는 것으로, 지금까지 소중히 쌓아올린 이야기가 무너지면 어떡하나. 애니서머 같은 외부의 '번외'랑은 전혀 다른 문제에요. 하룻밤의 짧은 꿈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미래의 기반이 될 테니까.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스쿠스타는 좋은 이야기였어요.

μ's와 Aqours가 쌓아온 반짝임의 이야기는 침해하지 않은 채, 그 반짝임을 '지금'의 것으로 재조정한다. 같은 레일 위에 둔다. 10명째로서, Aqours의 반짝임을 같이 만들어 나가거나. 팬으로서, μ's의 반짝임에 매료되거나. 이야기 속에서 당신은, 그들의 반짝임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뿐. 그것은, 예전에 당신이 좋아했던 그들의 반짝임 그 자체입니다.

그 반짝임을 받아, 자신의 양분으로 삼고, 당신은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라는 새로운 반짝임을 만들게 됩니다. 당신과 그들이 함께 만든 라이브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과 그 반짝임에 이끌려, 독립된 상태였던 μ's와 Aqours의 이야기도 같은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그 직후 합동 라이브가 개최되어, 꿈의 무대가 완성되었죠.

그리고 그건, 픽션 속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당신은 μ's와 Aqours의 반짝임을 따라 여기까지 왔습니다. '다 함께 이루는 이야기'의 일원이었죠. 그 반짝임을 받아, 자신의 양분으로 삼고, 당신은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라는 새로운 반짝임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당신과 그들의 1st 라이브는 대성공이었어요. 그 직후 합동 라이브가 개최되어, 독립된 상태였던 μ's와 Aqours의 이야기조차도 같은 자리에 모입니다. 현실에서도, 꿈의 무대가 완성된 거죠.

겹쳐지는 두 개의 세계. 픽션과 현실의 싱크로. 이제와서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이야기가 있기에, 라이브도 존재한다. 수요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번외라고 할지라도, 이야기라고 하는 기반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러브라이브!의 방식입니다.

물론, 그런 외적인 형태만 가지고 뭘 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알맹이죠. 알맹이가 별로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러브라이브! 페스의 내용은 대체 어떤 것이었나요?

 

다 함께 이뤄낸 이야기

공연 시작. 일어서는 쿠니키다 하나마루. 그녀는 우리들에게, 책을 보여줍니다. 책 속의 세계에 있는 것은, 지금까지 만들어온 이야기. 반짝임의 궤적. 그렇습니다. 지금부터 보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서 이어지는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알기 쉬운 구성이죠. 이 '러브라이브! 페스'라는 꿈의 무대는, 아까도 말했듯이 니지가사키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첫 부분을 장식하는 건 그들의 역할이죠.

하지만 그 이후의 전개는 너무나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Aqours나 μ's가 아니라, CYaRon!이 등장한 거예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이 라이브의 출연자가 아니었을 텐데. 물론 Aqours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Aqours 그 자체는 아니잖아요. 니지가사키는 멤버의 절반 밖에 솔로곡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굳이 유닛 파트를 만든 건 어째서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역시 CYaRon!은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AZALEA의 인트로가 흐르는 것을 보며, 같이 보러 온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거 Saint Snow 나오는 흐름 아니에요? 하고. 라이브 중에 자꾸 떠들기도 그러니까 한 마디씩만 주고 받았습니다만, 그걸 입에 담고, 실제로 Saint Snow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이거 HAKODATE UNIT CARNIVAL이잖아.

예를 들면,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1st 라이브를 복기하는 구성이었죠. 1st 라이브는 지금의 니지가사키를 지탱하는 기반이며, 이 '러브라이브! 페스'라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프롤로그이기도 했습니다. 여기는 이야기가 모이는 무대니까,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죠.

예를 들면, Aqours. 두 말할 것도 없이 그건 4th 라이브의 복기였습니다. Aqours만큼은 '최신의 라이브'가 아니라는 사실은 재밌죠. 이질적이지만, 분명 그게 정답일 거예요. 5th 라이브에서 이야기와 작별하는 것을 선택한 현실의 Aqours에게 있어,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건 4th 라이브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μ's. 넘버링 싱글의 타이틀 곡으로 시작하여 TVA 메들리로 이어지는 건, 파이널 라이브의 도입부와 같은 흐름이죠. 파이널 라이브는 틀림없이 μ's의 '지금'이며, 그들의 반짝임 그 자체입니다.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 그렇기에 이건 그 결말의 뒷내용을 그리는 라이브가 아닙니다. 영원히 갱신되지 않는 최고 지점 그대로인 거예요.

그럼 Saint Snow의 기반은 무엇인가.

그건 HAKODATE UNIT CARNIVAL밖에 없죠. Aqours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부품이 아니라, 스쿨 아이돌 Saint Snow로서 현실에 등장했던 라이브. 게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스쿨 아이돌 그룹으로서 당당히 '러브라이브! 페스'에 참가한 그들의 기반, 그들의 이야기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라이브에 있어서 CYaRon!, AZALEA, Guilty Kiss 3유닛은 Aqours 분량의 일부가 아닙니다. Saint Snow의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각 이야기에 할당된 곡수도 거의 비슷하게 되죠.

이야기가 모이는 꿈의 무대. 책 속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것은, 4개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4개의 라이브. 그것은 바로 그들의 '다 함께 이뤄낸 이야기'이며, 그들이 도착한 현재 지점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어째서 그걸 보여준 걸까요? 목적이 뭘까요. 이쪽 이야기도 좋아요, 츄라이츄라이, 뭐 그런, 말하자면 다이제스트 영상 같은 걸까요. 아뇨,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거기에는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존재하지 않거든요.

예를 들자면, μ's의 파이널 라이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는 '우리들은 하나의 빛'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Aqours의 4th 라이브에서 중요했던 건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나 'Thank you, FRIENDS!!'처럼 현실의 Aqours만이 가지는 이야기라던지. 니지가사키의 1st 라이브에선 픽션의 세계와 연계된 당신과 그들의 이야기라던지.

이야기의 매력을 선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들을 일부러 배제한다는 선택지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들의 반짝임의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이니까요. 이래서야 형태만 존재하고, 알맹이가 없는 무언가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캐스트들은,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감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관객인 우리들 또한 같은 감각을 느꼈죠. 그야 그럴 수밖에 없죠. 왜냐면 이야기의 알맹이는, 그 때의 반짝임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이번 라이브에서 '우리들은 하나의 빛'을 불러봤자, 파이널 라이브에서 느꼈던 그 감정은 느낄 수 없겠죠. 단순한 하위 호환이 되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건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과, 여러가지 심경과 상황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하지만 마음은 다릅니다. 형태뿐인 재현보다도 압도적인 순도를 가진 감정을, 마음은 언제든지 다시 불러낼 수 있습니다. 일찍이 누군가가 '언제든지 날 수 있어'라고 외쳤던 것처럼.

'러브라이브! 페스'는 시기가 제각각이었던 이야기를 모아서, 지금의 이야기로 재정렬했을 뿐입니다.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던 스쿨 아이돌을 같은 라인에 세웠을 뿐이죠. 거기에 있는 형태뿐인 이야기의 알맹이를 채우는 것은, 당신의 경험과 추억입니다. 그게 채워지고 나서야 그들의 궤적이 모인 이 이야기가 완성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 이야기를 '일부밖에 모르는 사람을 위한 선전용'이 아니라, 러브라이브!를 계속 믿고 따라와준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느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당신의 경험과 추억, 그리고 감정은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알맹이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당신 나름인 거죠. 그렇기에 완성된 이야기는, 당신만의 궤적을 담아낸, 정말 특별한 것입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소망

많은 소망이 있었죠. 콜라보 같은 '페스다운 것'을 해달라는 말도 많았고. 그런 것들은 페스에서 덤으로 즐길 수 있는 부차적인 것이지, 딱히 '그것이야말로 페스다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뭐 인식의 차이가 있는 거겠죠.

특히 많았던 건, 다 함께 'SUNNY DAY SONG'을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소망. 그리고 그 소망은 어느샌가, 주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할 것이다. 해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그게 맘에 안 들었어요. 할 리가 없는데. 할 이유가 없는데. 결과를 보고 끼워맞춘 이야기가 아니라, 페스 개최 전부터 몇 번이고 말했던 이야기입니다. 그건 말도 안 된다고.

물론 그 소망 자체는 이해할 수 있어요. 모두의 곡이라는 모양이고. 실제로 다 함께 노래하고 춤췄었고. 아, 노래는 안 했었죠. μ's의 노래밖에 못 듣는 구조였으니까.

하지만, 그 곡은 μ's의 반짝임을 내포한 곡입니다. μ's와 같은 반짝임을 가진 '모두'의 곡. 그것이 μ's의 이야기였죠. 하지만 Aqours가 찾아낸 반짝임은, 그 'SUNNY DAY SONG'과는 정반대의 것입니다. 니지가사키의 반짝임 또한, 아직 미완성이기는 하지만, 선배들의 재탕 같은 내용은 절대 아니겠죠.

그러니까 그렇게 쉽게 불러도 되는 곡이 아닐 것입니다. 사쿠라우치 리코의 '꿈의 문'처럼 아예 다른 맥락을 가지는 커버랑은 달라요. 아무 근거도 없이 수요만 가지고 불렀다간, 그 곡에 담겨 있는 μ's의 이야기와 충돌, 파탄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컨텐츠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소망이 변질된 주장은, 근거가 빈약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믿게 만드는데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소망이니까요. 같은 주장을 입에 담는 사람이 자기 말고도 있다면, 그 힘은 더 강해져서, 자기 안에서 '압도적인 설득력을 가진 진실'로 고정됩니다.

하지만 결과는 뭐, 역시 안 불렀죠. 차라리 TOKIMEKI Runners라면 '영상의 재현'이라는 설득력이 있겠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당신과 그들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곡으로 변해서인지, 결국 안 불렀고요. 그건 니지가사키의 곡이니까. 저는 굳이 그런 걸 한다면 차라리 라이브 테마곡을 따로 내서 그걸 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신곡도 안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변질된 소망은 오타쿠 안에서 '압도적인 설득력을 가진 진실'이 되었기에, 현실과의 모순을 처리하지 못한 채 화내거나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공식 개새끼들은 돈 버는 것밖에 생각 안 한다는 식으로. 그 설득력은 자기가 만들어낸 가짜고, 처음부터 파탄날 운명이었는데요.

돈 생각밖에 안 하려거든 대충 오타쿠 비위나 맞추면서, 대충 오타쿠가 좋아하는 신나는 곡이나 콜이 많은 곡을 채워넣은 라이브를 하면 됩니다. 페스니까 29인곡도 대충 하고 말이죠. 연습하는 게 힘든가요? 토롯코라도 태워서 대충 넘어가도 오타쿠들은 대충 만족할 걸요.

사실은 제 생각이 틀렸고, 사람들의 말처럼 '러브라이브! 페스'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국 안 벌어졌죠.

그게 러브라이브!답네요. 번외라고 해서, 수요가 있다고 해서,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는다. 전력을 다해서 멋진 반짝임이나 픽션과 현실의 싱크로를 만들어낸다. 밖에서 무슨 소리를 듣던 간에, 심지어 팬을 자칭하는 사람들에게 '그쪽으로 가지 말라'는 투정을 듣더라도, 자신들이 믿는 길을 간다.

딱히 페스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미 Aqours라는 산증인이 있잖아요. 편하게 날로 먹고 싶다면 μ's의 힘을 최대한 이용해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μ's의 반짝임과는 선을 긋고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들만의 길을 나아갔죠.

그 길을 계속 나아가 'μ's의 후배'가 아니라 '스쿨 아이돌 Aqours'로서 인정받은 2nd 라이브에서, 이번 올스타즈 기획이 처음으로 발표됐었죠. μ's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을 손에 넣고서야 간신히. 그리고 이번 '러브라이브! 페스'에서는, 드디어 모든 이야기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전력으로 달려온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죠.

그럼 오타쿠의 꿈은 누가 이뤄주냐고요?

글쎄요? 누가 알겠어요. 제 알 바도 아니고요. 왜냐면 '다 함께 이루는 이야기'는, 우리들의 꿈은, 그런 게 아니니까요. 결코 '내가 보고 싶으니까' '에모에모하니까' 같은 감정적인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알맹이가 없는 '에모'를 강요하는 게 아닙니다.

반짝임을 향해 손을 뻗는 그들에게 매료되어,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과 함께 커다란 꿈을 향한 이야기를 만든다. 그것이 '다 함께 이루는 이야기'였을 터. 우리들이 여기까지 쫓아온 건, 껍데기 뿐인 '에모'보다도 훨씬 설득력과 가치를 가진 반짝임이었잖아요.

 

미체험 HORIZON

그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 '러브라이브! 페스'였습니다만.

사실 1일차가 끝난 순간 '그렇구나. 하지만 이건 좀 약한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픽션에서 '꿈의 무대'는, 프롤로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작될 더 커다란 꿈을 위해 이야기를 모아 나열한 프롤로그.

하지만 현실쪽은 어떤가요? 이 이야기에 뒷내용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이 '러브라이브! 페스'는 9주년 기념으로 개최된 것이고, 몇 번씩 할 수 있을 거 같진 않죠. 스케쥴 면에서도 힘들 거고요. 벌써 1명이 결석했을 정돈데. 이번엔 '파이널 라이브'를 복기하는 것으로 간신히 회피한 μ's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Aqours는 Aqours대로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고요. 이 상황에 대체 뭘 할 수 있나요? 결국 '러브라이브! 페스'는 하룻밤의 짧은 꿈으로 끝나는 거 아닐까요? 약하죠. 이번엔 어떻게든 픽션과 싱크로했지만, 그 이상은 픽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요.

픽션과 같은 내용이 아닐지언정, 이건 '다음'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제 마음을 읽은 것마냥 찾아온, 2일차의 공지.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구나. 그렇게 나오는구나. 이런 것조차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걸까.

다음엔 대체 뭐가 시작되는 걸까요? 하룻밤의 짧은 꿈? 아니면, 특별한 반짝임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저는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쿠니키다 하나마루가 보여준 '미체험 HORIZON'은 앞으로도 미래로 나아갈 것을, 새로운 꿈을 추구할 것을 노래할 뿐이지, 그 미체험의 영역에 뭐가 있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았었죠.

그런 '지금'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한 자리에 모인 과거의 이야기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내는 걸까요. 불확실한 미래. 기대도 걱정도 있지만, 저는 그걸 끝까지 따라가볼 생각입니다. 왜냐면,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계속,

'확실한 지금보다도 새로운 꿈을 붙잡고 싶어'였잖아요?

Posted by 사용자 플로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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